개업 변호사가 폐업하는 이유와 변호사 폐업 현황

변호사라는 직업은 오랫동안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전문직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개업 변호사들의 폐업 사례가 증가하면서, 변호사 시장의 현실이 더욱 냉혹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법률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개업 변호사들의 수입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1. 변호사 수의 급증과 시장 포화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등록된 변호사 수는 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2009년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약 1만 명 수준에서 16년 만에 4배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매년 1,700명 이상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시장 포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증은 변호사 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으며, 개업 변호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2. 수입 양극화와 하락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변호사 상위 10%가 전체 변호사 시장의 77% 이상을 점유하는 반면, 22%는 월평균 매출이 4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의 경우 대부분이 연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얻지만, 중소형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는 연봉 5천만~1억 원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수입의 양극화는 개업 변호사들의 폐업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 광고비 부담과 마케팅 경쟁

법률 시장의 포화로 인해 광고비 경쟁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변호사 광고 키워드의 클릭당 비용이 최대 10만 원에 달하며, 일부 대형 로펌은 광고비로 한 달에 억 단위를 지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형 로펌이나 1인 개업 변호사는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수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광고비 부담은 수익이 낮은 변호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수익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4. 사건 수임의 어려움과 경쟁 심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개업 변호사들의 월평균 수임 건수는 1건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3,000만 원 미만의 소액 사건은 한 달에 0.16건 수임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변호사 수의 증가와 '나 홀로 소송'의 정착 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수임 건수가 감소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사건 수임의 어려움은 개업 변호사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며, 폐업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5. 지역 편중과 지방 변호사의 어려움

2025년 4월 기준, 개업 변호사 2만 9,512명 중 75.5%인 2만 2,277명이 서울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변호사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울 쏠림 현상이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지방의 경우, 일부 소도시는 변호사 수가 줄어들거나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지역 간 법률 서비스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방 변호사들은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신규 변호사의 취업 어려움과 비자발적 개업

2025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1,700여 명 중 30%에 해당하는 533명이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이는 법무법인이나 국가기관 등에 취업하지 못한 합격자들이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 신청한 것으로, 연수를 마친 뒤에도 취업하지 못한 이들은 비자발적으로 개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자발적 개업은 경험 부족과 수임의 어려움으로 인해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7. 폐업의 어려움과 절차적 복잡성

변호사의 폐업은 단순히 사무실을 닫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존에 맡고 있던 사건들이 모두 종료되어야 하며, 이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한, 폐업 후에도 의뢰인과의 관계 정리, 세무 신고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적 복잡성은 변호사들이 폐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8. 법률 시장의 변화와 대응 전략

과거 변호사들은 일반 소송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 숫자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특히 저연차 변호사들은 일반 소송을 통해 본연의 업무를 익히면서 차근차근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기를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애초부터 특정 분야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거나,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업종으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비송사건으로 눈을 돌리는 변호사들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법원이 발간한 2023 사법연감에 따르면 비송사건은 985만 6천여 건으로 전체 사건의 61.5%를 차지했습니다.


9.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

변호사 시장의 안정성과 법률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법조계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변호사 수의 과잉 공급을 조절하고, 신규 변호사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며, 개업 변호사들의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변호사 시장의 현실과 미래를 바라보며

변호사 시장은 과거와 달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 구조도 복잡해졌습니다. 개업 변호사들은 수임 건수 감소, 광고비 경쟁, 지역 편중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은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 분야의 선택, 비용 절감 노력, 새로운 시장의 개척 등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존재합니다. 변호사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정부와 법조계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을 통해 변호사들의 경영 안정성과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여전히 사회적 가치와 역할이 큰 직업이며,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변화가 필요합니다.